"수업시수를 지키라" 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이 두번 째다.

사람들이 모두 나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어영부영하고 쉽게 가려고만 하는 나를 곱게만 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말이나 취급을 당하고 나면 가슴이 무너지는데,

그걸 알면서 왜 어영부영하며 살까.

에휴!

좋았다, 나빴다가 반복되는 나날들이다.

언제쯤 모든 일에서 벗어나 속 편히 살까.

경제 활동을하려면 사람들 속에 있어야 하고,

사람들 속에 있으면 나와 다른 사람들과 이런저런 일들로 부딪힌다.

늙었나.

마음 상하는 일만 생기면 자꾸 나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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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다은 2016. 3. 31. 00:35

내 엄마에게는 세 명의 여동생이 있다.

그 중에 막내 이모는 내 어린 시절의 기억에 자그마한 서양 인형처럼 예뻤던 것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70년대는 여자가 남자와 데이트를 한다는 게 다 자란 성인임에도 금기시 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큰 언니인 울 엄마는 이모의 감시조로 나를 붙여 주었던가 보다.

내 역할이 무엇인지도 모른체 이모를 따라 영화도 보고 맛난 것도 먹고 그랬다.

일고 여덟 살 때 인것 같은데 이모와 데이트 남친과 사이에 끼어 영화관이랑 레스토랑 같은 데에 따라 다녔다.

아마 나는 별로 말이 없고 순해서 앉아 있으란 데 앉아 있고, 먹으란 거 먹고 그랬을 거다.

영화관에 들어가기 전에 이모의 남친 분은 초콜렛을 사주셨는데

손에 꼭 쥐고 잠이 드는 바람에 모두 녹아 오빠가 핥아 먹은 기억이 난다.

그 당시 초콜렛은 생전 처음 보는 간식이었고 천상의 맛이 났다..

 

이모는 체구가 작아 내가 6학년 때쯤에는 이모의 옷을 물려 입기도 했다.

멋쟁이 이모는 미니 스커트도 많았고, 머리에 다는 장신구도 많았다.

손 위 언니들에 비하면 신 여성이라 직장생활도 했고, 그래서 이모 소유의 앉은 뱅이 책상에 화장품이 놓여 있었다.

'피부는 좋을 때 가꿔야 한다'면서 어린 나를 눕혀 놓고 오이 마사지도 해주고,

꿀 마사지도 해주셨지.

그 모든 걸 나는 마다 않고 다 받았나 보다..ㅎ

큰 언니의 첫 째 딸인 나는 아무래도 딸이었기 때문에 수줍음이 많은 내 위 오빠보다 귀염을 많이 받은 듯 하다.

그러고 보니 이모나 삼촌들 모두에게 귀염을 많이 받았네..

 

그런 이모가 72세 밖에 안 된 나이에 폐암으로 돌아가셨단다.

재작년 겨울에 큰 외삼촌 돌아가셨을 때 뵈었는데..

그 때만 해도 특유의 웃음과 말투로 내 손을 잡아 주셨었는데.......

어제 엄마에게 이모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더니

오늘 갑자기 이모 생각에 눈물이 터졌다.

 

내 나이가 벌써 56세.

주변 어른들이 한 두분 씩 돌아가시고 있다.

이제 이별이 살아 있지만 물리적인 거리로 인한 것이 아닌, 죽음으로 인한 것이 되어 가고 있다.

내 엄마도, 아부지와도 그렇게 이별을 하겠지.

내 아이들과도...

 

이모.

좋은 곳에서 아프지 말고 편히 쉬세요.

우리 언젠가 꼭 다시 만나요.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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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blog.naver.com/snowcathome/220636191507

 

만화가 스노우 캣이 자동차를 구입하고 포스팅을 했는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가 운전을 한다'로 시리즈로 계속 올리고 있는데,

오늘 9회차가 올라왔다.

운전 경력 2주차에 나갈 일이 생겼는데 눈이 와서 운전을 못하게 되었고,

스노우 캣은 그동안 운전 중에 하지 못했던 것을 해보기로 한다.

차 안에서 음악을 듣는 것.

자신의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깨닫는 장면에서 깊은 공감이 느껴졌다.

 

나의 첫 차는 1996년식 빨강색 액센트였다.

자그맣고 이쁘고 사랑스러웠다.

마치 스노우 캣이 자신의 자동차에 귀요미라는 애칭을 부여했듯

나 역시도 나의 첫 차는 귀염둥이에 사랑스런 존재로 기억한다.

 

집 안 어디에도 나만의 공간이 없어 비밀이 지켜지지 않는 답답함이 내 차를 소유하면서 해소가 되었는데,

어느 날엔가 그냥 차를 몰고 나가 한적한 곳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통곡을 했던 기억이 난다.

처음 미술치료 공부를 하고 다닐 때 강의를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와이퍼에 의해 흩어지는 빗줄기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지금의 차 안에서도 미술치료 사례 발표 차 대구에 다녀오다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줄줄 흘렸었다.

그러고 보니 차 라는 내 공간 안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차 안에서 만은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었다.

 

스노우 캣의 만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스친다.

내 차와 관련된 여러 기억들이.

내 다리가 되어 많은 곳을 다녀준 내 차들에게 감사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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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다은 2016. 2. 24. 12:34

대학 동창들을 만났다.

선생이 많아 주로 방학 때 만나다 보니 여름, 겨울 두 차례씩 만나왔는데,

저번 여름에는 무슨 이유에선지 건너 뛰고 이번 겨울에 만났으니 1년만에 만나는 거다.

그래도 항상 어제 만난 것처럼 변함없는 친구들.

 

밥을 먹고, 가까운 우리 집으로 와 12시까지 수다를 떨고 노는데

나를 제외한 네 명 누구도 가족이 그들을 찾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동동 거리며 일찍 돌아가야 했었는데..

 

나이가 든다는 건 어느 면에서는 참 축복받은 일인 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오십대는 마침 적당한 나이다.

자식들은 커서 독립했고,

남편도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고,

아직 건강하고 사지 멀쩡하니 가고 싶은 데 가고,

먹고 싶은 것 먹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고 말이다.

햐.... 써놓고 보니 정말 좋은 나이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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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온다.

 

길고양이 급식을 시작하면서 고보협에서 사료와 캔을 주문하고 매일 같은 시각에 급식을 시작했더니,

규칙적으로 와서 밥을 먹는 아이들이 생겼다.

대략 네 마리 정도 인 것 같은데 어쨌든 내가 챙겨주는 사료를 잘 먹으니 기뻤다.

그러다 옆 집 샷시 사장이 눈치를 챘는지 방해가 시작됐다..

대략 세 번 정도 급식소를 옮겨다닌 듯 하다.

 

너무 춥거나 비가 오거나 지금처럼 눈이 많이 올 때는 제일 먼저 걱정되는 것이 길고양이들이었다.

너무너무너무 신경이 쓰이고 걱정이 되어 하루종일 고양이 걱정으로 머리가 꽉 찼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하자.. 라는 결론을 내렸다.

 

새복이도 보니까 사흘 정도 물도 한 방울 안 먹고도 죽지 않았지 않은가.

눈이 녹으면 물이 되니까 수분 보충할테고,

밥은 늘 갖다 놓으니 배고프면 와서 먹겠지.

그렇게 그렇게 살다가 생이 다 하면 죽을 거고..

세상의 모든 생명은 다 유한하지 않은가.

살아 있는 모든 것을 내가 다 어찌해줄 수는 없는거지.

이것도 집착이다.

 

이제는 좀 내려 놓고 내 할 바를 꾸준히 하자.

너무 잘 하려고 하는게 내 문제다 ㅎ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준비하며 살다가 가면 되지.

 

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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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다은 2016. 1. 24. 12:51

적응

은복이가 우리 식구가 된지 오늘로 만 3주 6일째가 된다.

첫 날에 펠렛이 깔린 화장실이 낯설어선가 쉬도 응가도 누지 않더니 급기에 이불에 똥을 싸서,

다음 날 날이 밝자 마자 모래를 깔아주었더니 지 몸 크기만한 오줌을 눴다. 에구 짠한 것..ㅜ

병원 다녀오는 길에 미리 사둘걸..

오줌, 똥 다 눠서 영역표시한 후로 잘 먹고 잘 놀고, 잠도 거의 안 자고 빨빨대고 다녀서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는 좀 차분해지고 생활이 규칙적이 되었다. 이쁜 것.

내일은 2차 접종도 하고..

주사 맞을 때 아프다고 낑낑댔는데..ㅠ

엄마가 호 해줄게, 은복아

 

.

 요래 이쁜 우리 은복이 ♡♡♡

 

 

 

물 마시는 방식도 세 놈이 다 다른데,

새복이는 찍어서 먹고,

다복이는 고인 것을 핥아 먹고,

은복이는 가끔 싱크대 주변이 튄 물을 마시기는 하지만 대체로 정수기에서 흐르는 물을 마신다.

각자 지들만의 방식으로 적응해 나가는 내 새끼들 ♡

아프지 말고 엄마랑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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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가 고양이에게 하프 소리를 들려주면 잘 잔다고 해

유투브를 뒤지니 고양이 릴렉스용 음악이 많았다.

음악을 틀어놓으니 애들이 코코 잘 잔다 ㅎ

 

오늘은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우리 집으로 오는 날이다.

그래선가 평소보다 무지 일찍 일어났네.

 

새로 들어오는 아가는 어떨지 아무도 모른다.

새복이 다복이가 그랬듯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겠지.

 

 

새복이는 항상 내가 잘 보이는 곳에서 잔다. 책상 가까이에 의자를 두고 방석을 깔아주었더니 암탉같다 ㅋ

 

 

독립적인 다복이는 타워 위에서 자고.. 우리 다복이는 양말 신은 저 발이 귀염 포인트다.

아오...귀여운 시키! 민우 말대로 씹덕터진다.

쿠션 밑으로 손 집어 넣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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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가 나이를 먹어가며 아이랑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된다.

결혼해서 미국으로 간 언니 이야기,

시월드에 시달리는 또 다른 언니 이야기를 하면서 그 언니가 결혼 전에 뭘 전공했고,

어떤 일을 했으며, 어떤 취미와 꿈을 꾸었었는지를 이야기하면서 계속 "저런! 아이고.. 뭐 그런대?" 하게 되었다.

 

민우가 결혼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잊었는데,

내가 한 말은 기억난다.

'결혼을 결정한 순간부터 내 운명은 내 손을 벗어나고,

결혼 자체가 양가 집안의 하나의 행사가 되며, 두 남녀는 그 소용돌이에 휘둘리다가 정신차려 보면 예식장에 서 있고,

내가 왜 여기 서있지.. 라며 어리둥절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고.. ㅎ

 

결혼에는 사랑이 없고, 생활만 있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고 여자의 위상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결혼은 여자에게 불리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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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짱의 연애 상대인 스치다 씨의 시점에서 쓰인 책이다.

일본 만화나 영화는 잔잔해서 좋다.

서점에서 일하는 스치다 씨의 동료가 5년 동안에 이사를 네 번이나 했다면서 자기는 이사 운이 없는 것 같다고 하면서,

"집을 선택하는 건 생존을 건 선택입니다."라고 한다.

 

의,식,주 중에서 특히 주거가 생존이 걸려있다는 점 나도 동의한다.

 

살던 아파트에서 애들이 모두 떠나고 가족이 단촐해지면서 빌라라는 주거 형태의 집으로 이사를 했다.

몇 달 동안 침대에서 눈을 뜰 때마다 '여긴 어디?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라며 낯설어 했다.

그렇게 열 달 정도를 살다가 윗 집에 이상한 사람들이 이사를 와 밤 낮으로 우당탕거리기 시작했고,

결정적으로 민우가 내려와 함께 자는데 애가 자다가 움찔거릴 정도로 큰 소리를 내 더 이상은 못 살겠다고 판단하고,

또 집을 옮겼다.

두 번째로 이사한 집은.... 하......

지우고 싶은 시간들이다.

 

전망좋고, 쾌적한 복층 아파트를 떠나 정확히 3년을 개고생을 하고 이사한 지금의 집은 매우 만족스럽다.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후 쯤에는 이런 집을 짓고 살고 싶다.

내 주차장을 확보하고,

2층은 내 연구소 겸 치료실로 사용하고,

3,4층은 나와 내 고양이들의 주거공간으로 만드는 것..

 

나의 우주는 아직 멀지만, 멀리에 있을 뿐 거기 있으니 조금씩 매일 나의 우주를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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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다은 2016. 1. 4. 09:05

길냥이에게 줄 사료를 주문했다.

오래 지속하려면 사료값이 부담될 수 있다고 해 적당한 가격으로 타협했다.

 

오늘은 스티로폼 박스를 가지고 사료가 비 따위에 젖지 않도록 어설프게 나마 급식소를 만들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놔두고

사료, 물과 함께 캔도 하나 넣어 두고 올라와 보니 조금 큰 고양이까지 두 마리가 주변을 맴돌다 밥을 먹는다.

 

길고양이를 챙기는 어떤 사람의 블로그를 보다가

늘 일정한 시각에 밥을 챙겨줘 버릇하면 고양이가 어디 가지 않고 거기에 머문다고 하면서 불 규칙하게 밥을 줄 것을 알리고 있었다.

고양이는 습관적으로 밥을 기다리는데, 늘 주는 시각에 밥을 주지 않으면,

'당신이 상상한 것 보다 더 오랜 시간'을 기다린다고 했다..

내가 상상한 것 보다 더 긴 시간 동안 밥을 기다리는 고양이의 심정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는 아직도 '기다림'이라는 단어에 많이 아파한다.

오래오래오래..... 아주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나는 기다리고 또 기다려 온 기분이 든다.

내 세포 속에 각인되어 버린 기다림의 기억

씨발.. 서럽다.

 

내가 고양이에게 해주고 있는 것은 결국 내가 받고 싶은 것을 해주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어리광 부리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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