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에게 줄 사료를 주문했다.

오래 지속하려면 사료값이 부담될 수 있다고 해 적당한 가격으로 타협했다.

 

오늘은 스티로폼 박스를 가지고 사료가 비 따위에 젖지 않도록 어설프게 나마 급식소를 만들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놔두고

사료, 물과 함께 캔도 하나 넣어 두고 올라와 보니 조금 큰 고양이까지 두 마리가 주변을 맴돌다 밥을 먹는다.

 

길고양이를 챙기는 어떤 사람의 블로그를 보다가

늘 일정한 시각에 밥을 챙겨줘 버릇하면 고양이가 어디 가지 않고 거기에 머문다고 하면서 불 규칙하게 밥을 줄 것을 알리고 있었다.

고양이는 습관적으로 밥을 기다리는데, 늘 주는 시각에 밥을 주지 않으면,

'당신이 상상한 것 보다 더 오랜 시간'을 기다린다고 했다..

내가 상상한 것 보다 더 긴 시간 동안 밥을 기다리는 고양이의 심정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는 아직도 '기다림'이라는 단어에 많이 아파한다.

오래오래오래..... 아주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나는 기다리고 또 기다려 온 기분이 든다.

내 세포 속에 각인되어 버린 기다림의 기억

씨발.. 서럽다.

 

내가 고양이에게 해주고 있는 것은 결국 내가 받고 싶은 것을 해주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어리광 부리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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