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

쓰레기를 버리러 가다 주차장에서 아주 작은 고양이를 보았다.

멀리 도망가지는 않고 도망가다 돌아보곤 하는 품이 근처에 자리잡은 아가같았다.

트럭 밑에 숨은 것을 알고 다가가 보니 놀랍게도 두 마리다!

어미한테 버려진 건지 추워지는데 태어난지 두 달여 정도 밖에 안 되어 보이는 아가들이다.

문득 우리 새복이가 생각났다.

시기도 비슷하지 않은가.

우리 새복이도 작년 11월 11일에 민석이한테 발견되기 전에는 길에서 애처롭게 울던 길냥이었다.

 

마음이 짠해 새,다복이가 먹던 사료랑 물을 챙겨 후미진 곳에 놔두었다.

주방 창으로 내려다 보면 보이는 곳이다.

집으로 올라와 창을 열고 내다 보니 한 아이가 사료를 먹고 있다.

아아.... 나도 캣맘의 세계로 입성인겐가..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준지 나흘이 지났다.

첫 밥을 준 후로 눈, 비가 오고 혹독하게 추워져 아이들이 무척 걱정이 되었다.

창으로 내다 보니 애가 보여 내려가니 후다닥 도망쳐 버린다.

혹시라도 앵겨오면 데려오려고 했는데...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일단 따뜻한 물에 씻기고 날이 밝으면 병원에 데려가고,

사진을 찍어 입양 글을 올리리라... 마음 먹었었으니까.

근데, 나를 안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이미 인간에게 많이 데어서인지

이 아이는 경계를 풀지 않았다.

서운하게...

 

어제는 많이 큰 고양이가 내가 갖다둔 밥을 먹고 있다.

먹이는 아직 남아 있고, 내가 본 아이는 이제 보이지 않는다.

오늘도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물과 사료를 챙겨 내려갔다.

어제 부어준 사료가 아직 조금 남아 있었다.

이름도 없는 그 아이는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잘 못 되지는 않았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

 

이 동네는 오래 된 주택가로 사람들이 길냥이에 대해 관대한지, 가혹한지 나는 모른다.

애들이 사는 서울 아파트는 길냥이 밥을 챙겨주는 사람이 많다던데....

사람들의, 고양이에 대한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다.

 

내가 밥을 챙겨주던, 나와 눈을 맞추고 있던 그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살아서, 꼭 살아남아 따뜻한 봄을 맞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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