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복이가 오고 새복이가 식음을 전폐한지 사흘 째인 오늘 드디어 닭가슴살을 먹었다.

나는 애를 붙잡고 엉엉 울었다.

체중이 급속히 빠지고 눈가가 쾡해지는데도 완강히 입을 다물고 음식물을 거부하는 새복이를 보면서,

애가 죽으면 야전삽을 사서 묻어줘야지.. 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던 터라 기쁨의 눈물이 터진 것 같다.

새복이와 함께 한 시간이 벌써 7개월에 접어 든다.

내 고양이가 나에게 준 행복감이 얼마나 큰지..

 

두 마리 다 설사에 구토를 해대서 병원을 동동대고 다니고,

냥이 관련 카페를 다 뒤지고, 지식인에 올라온 질문들을 보면서 나는 점점 더 절망에 빠지고,

점점 더 겁에 질려갔다.

그러던 어느 순간에,

사람도 동물도 죽고 사는 것을 내가 어찌 할 수 있으랴 하는 생각이 들면서

떠날 때가 되었다면 떠나겠지.. 라고 마음을 내려 놓는 한 편 아픈 애를 안고 쓰다듬으며 계속 말을 걸었다.

누군가를 그렇게 온 마음으로 뜨겁게 사랑해본 적이 있었을까 싶게 깊은 사랑을 담아 내 마음을 전달했다.

 

그리고 또,

새복이는 잘 못 되지 않을 것이고, 다복이랑 이쁘게 잘 지낼 것이다.. 라는 희망을 담은 상상을 계속 했었다.

누군가가, 아니 나를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은 내 모습에 많이 낯설어 할 것 같다.

나도 내가 가끔씩 낯서니까.

 

이제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새복이, 다복이가 나를 살게 할 것이다.

사랑하는 내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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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다은 2015. 5. 2. 2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