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복이는 오줌이 마려울 때면 이불을 긁기 시작하고 그럼 나는 잽싸게 침대 밑으로 밀쳐낸다.

몇 번 반복하면 할 수 없다는 듯이 변기에 가서 오줌을 쫄쫄쫄.... 하고 누는데,

아무래도 애가 제일 좋아하는 화장실은 한 번 표적을 남겨둔 오리털 이불인 듯하다.

 

오늘 새벽에 너무 졸려 잠시 방심한 틈에 오줌테러를 가했다.. ㅎ ㅏ....

뭐 한 두번도 아니고 그렇다고 산지 얼마 되지 않은 이불을 버리기도 아까워

그냥 덤덤하니 세탁기에 집어 넣는다.

 

내가 고양이를 키우기 전이었고,

내 친구가 이런 고충을 이야기 했다면 뭔가 방책을 내놓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이미 우리 새복님의 한낱 천한 집사 신분이다.

고양이가 오리털 이불에 오줌을 싸면 싸는거다.

그저 니예니예 하며 이불을 빨 뿐....

 

여러 단점을 너끈히 상쇄시킬 극강의 귀여움을 보유하고 있으니 다 용서가 된다 ㅎ

나도 내가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이걸 쓰는 동안에도 뭔가를 굴려 떨어뜨리는 소리가 났고,

새복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타워에 올라가 손을 핥고 있다.

무슨 짓을 하셨는지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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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복이는 이제 6개월에 접어든다.

사람 나이로는 9세 정도.

집사들 표현에 의하면 캣초딩시기란다.

그래선가 점점 뺀질대고, 힘도 좋아져서 제압도 잘 안된다.. 흐규..

예전에는 내가 컴 앞에서 일을 할 때면 좀 보채다 말고 타워에 앉아 저를 봐줄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다

잠들곤 했는데 며칠 전부터 적극적으로 장난감을 물고와 내 옆에 척! 내려놓는다.

한 마디로 "놀아줘!" 라는 거지ㅎ

던지면 다시 물어오기도 하고 캣초딩에 개냥으로 탈바꿈해가고 있는 내 새끼 ♡

 

물어오다 나를 의식하면 무심한 듯 척! 던져놓는 저저...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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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된 노트에서 카렌 호나이의 정신분석 글을 발췌해논 것을 발견했다.

 

<사람들에게서 멀어지고 분리에 대한 욕구가 높은 사람의 특징;

자기 자신과 삶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든 사람은 때로 혼자 있기를 원한다.

고독이 사람과의 관계를 피하는 일차적인 수단이 된다면,

혼자 있기를 바라는 것은 신경증적인 분리의 징후가 된다.

사람들과 소원함.

어느 누구도 뚫고 들어올 수 없는 마법의 테두리를 자신의 주위에 설정.

 

강박적인 특성은 외부 세계가 자신에게 침입해 오는 경우에 불안이라는 반응으로 드러내는 것.

엮이고 싶지 않다.

현저한 욕구는 자족감.

'잔꾀가 많다.'

분리된 유형의 정신은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것.

어떤 사람이나 어떤 것에 지나치게 애착을 느껴 그 사람이나 그것이 없이는 안 되는 상태에 결코 빠지지 않는 것.

차라리 아무 것도 가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분리된 사람은 진짜 즐길 줄 아는 사람이지만, 만일 그 즐거움이 어떤 방식으로든 타인에게 달려 있다면

그는 즐거움이 없이 지내는 것을 택하게 된다.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든가 비용지불을 위해서 돈을 버는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일정 범위 안에 둔다.

 

자신이 아프게 되면 타인에게 의존하게 되기 때문에 병을 굴욕적인 것으로 간주.

심오한 욕구는 사생활 보호에 대한 욕구.

자신을 비밀의 장막 안에 가두어 두려고 대개 그는 혼자 일하고,

먹고,

자기를 선호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강제, 영향, 의무 등과 유사한 것에 대해 과대 예민성으로 나타냄.

 

조언을 지배로 여기며,

어느 누구도 특별히 강하거나, 잔꾀가 많거나 스스로 상당히 중요하다고 느끼지 않고서는 혼자 설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에 대해 얼만큼 연구를 하면 이렇게도 정확히 그 사람의 내면을 집어낼까.

카렌 호나이 자신이 이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어쨋던 이 모든 말은 다 내 이야기다.

나는 또 숨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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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사과장수 트럭을 보았다.

봉지에 든 것은 만 오천원, 박스에 든거는 6만원인데 '암말 말고' 4만원에 가져가란다.

 

셈을 치르고 사과장수 부부는 두 개의 봉지에 사과를 나눠 담기 시작했는데,

그냥 있기도 그래서 '보관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 고 가볍게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갑자기 아저씨가 목청을 드높여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고무 다라이와 항아리가 필요하다는 부분에서부터 집에 그런게 있을 턱이 없는 나는

이미 듣고 있지 않는데, 아저씨는 눈길을 피하는 나를 굳이 쳐다봐가면서

매우 열심히, 손 발짓을 해가며 여러 번 설명을 했다.

그러한 태도에서 자신이 파는 사과에 대한 자부심과 더불어 열정이 느껴졌다.

 

뭐든 시큰둥해 하며 쿨함만이 멋진 태도인 양 폼들을 잡지만,

사과를 보관하는, 그 간단한 방법을 일러주는 일에 조차 열정을 담아 내는 삶의 자세.

그런 자세를 배워야하는 건지도 모른다.

 

이미 내 집에는 그런 존재가 하나 있다.

빵끈 조차 혼신의 힘을 다해 사냥하는 우리 새복이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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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수업 준비땜에 종일 컴 앞에 앉아 있었더니 혼자 자다 놀다 하던 새복이가 드디어 방해를 시작했다.

노트 위로 올라와 볼펜을 굴려 떨어뜨리고 옆으로 밀치면 기어이 다시 노트 위에 올라 앉는다.

그래, 엄마도 진력나던 참인데 이제 고만 놀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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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1일에 시작한 네이버 블로그 '섬하나의 방'은 친한 친구 몇 명하고만 교류할 목적으로 개설했다.

네이버에 대해 이러저러한 말들도 많은데다,

언제부턴가 남들에게 보여주는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내가 그만 싫증이 나버렸다.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을 모두 이리로 옮기려고 보니 엄두가 안 나 모두 비공개로 설정해버리고 닫았다.

그 새 740개의 글을 써놨네..

참 많이도 씨부렸구나.

 

이제 이 곳 티스토리에서 가만가만 내 이야기를 적어 나가야지.

남들 의식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일기를 적듯이..

우리 새복이와 나만의 공간으로 ㅎ

뭔지 모르지만 기분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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