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사과장수 트럭을 보았다.

봉지에 든 것은 만 오천원, 박스에 든거는 6만원인데 '암말 말고' 4만원에 가져가란다.

 

셈을 치르고 사과장수 부부는 두 개의 봉지에 사과를 나눠 담기 시작했는데,

그냥 있기도 그래서 '보관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 고 가볍게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갑자기 아저씨가 목청을 드높여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고무 다라이와 항아리가 필요하다는 부분에서부터 집에 그런게 있을 턱이 없는 나는

이미 듣고 있지 않는데, 아저씨는 눈길을 피하는 나를 굳이 쳐다봐가면서

매우 열심히, 손 발짓을 해가며 여러 번 설명을 했다.

그러한 태도에서 자신이 파는 사과에 대한 자부심과 더불어 열정이 느껴졌다.

 

뭐든 시큰둥해 하며 쿨함만이 멋진 태도인 양 폼들을 잡지만,

사과를 보관하는, 그 간단한 방법을 일러주는 일에 조차 열정을 담아 내는 삶의 자세.

그런 자세를 배워야하는 건지도 모른다.

 

이미 내 집에는 그런 존재가 하나 있다.

빵끈 조차 혼신의 힘을 다해 사냥하는 우리 새복이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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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다은 2015. 3. 26. 0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