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결혼 생활은 두 집안의 문화 충돌로 시작한다.
처음의 사랑이 유지된다면,
그가 먹는 음식, 생활 습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에 동화되고 그들만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 식고 그 자리에 생활이 끼어들면 모든 것은 마찰을 일으킬 뿐이다.
나는 남편의 식습관이 이해가 안 되었다.
밥상을 차리는 도중에 그 잠깐을 기다리지 못하고
그릇에 밥과 반찬을 모두 때려 담아 소파에 앉아 TV를 보면서 밥을 와구와구 먹는 것.
일요일 아침이면 혼자서 라면에 밥과 김치를 넣어 끓인 꿀꿀이 죽.
거지도 아니고 저런 걸 어떻게 맛있다고 먹나... 싶었다.
그렇지만 그것 또한 그가 가진 이해 못할 행동 백만 스물 한 가지 중의 하나일 뿐이다.
뭐 좋으면야 무슨 짓을 하고 무얼 먹건 이쁘기만 했겠지만,
꼴보기가 싫었으니 모든 것이 다 싫었겠지.
각자가 살아온 환경의 부딪힘은 사람을 참 견딜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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