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봐둔 집에 대한 가슴 앓이를 했다.

일요일 오후를 잠으로 보내고 땀을 흘리며 꺠니 자괴감이 그득하다.

또 다시 밀려드는 불안감..

조대는 전문가 아니만 나와 같은 미술치료사인 듯한 여자가 강좌개설을 했다.

인생사 돌고 도는 것일까.

내가 밀어내고 들어앉은 자리에 누군가가 또 밀고 들어온다.

 

이 말을 하려던게 아니다.

바탕 화면에 깔려있던 집 사진들을 지우기 전에 한 번씩 더 보고 지우려고 창을 여니

그 중 한 사진에 조그맣게 고양이가 찍혀있었다.

참을 수 없어 눈물을 줄줄 흘리고 말았다.

첫 날 마주친 그 아이들.

아마도 엄마와 그 새끼들인 듯 세마리였는데 모두 다 마르고 약해 보였다.

엄마도 새끼만큼이나 작고 말랐는데 자기 새끼들이라고 품고 키워내고 있을까...

밤에 민영이랑 집을 보러 가는 길에 애들 줄 캔과 사료와 물을 챙겼다.

챙겨가기를 잘 했다.

여전히 애들은 깡총거리며 뛰어 다녔고,

내가 부어준 사료를 먹었다..

그 다음 날은 비가 세차게 왔는데 어떻게들 지내는지..

빈 집이라 그 곳에서 비 정도야 가릴 수 있겠지만,

누군가가 거기에 집을 지으면 그 아이들은 또 어디로 갈까?

내가 차려준 처음이자 마지막 식사가 그 아이들에게 어떤 위안을 주었을까.

아니면 더 큰 절망을....

 

마트에 다녀오는 길에 보니 길고양이 급식하던 자리가 치워졌다.

자리가 자주 바뀌는 듯 하다.

한 군데에서 지속적으로 주면 아이들이 자생력이 사라지고 의존적이 되어 위혐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고 들었다.

부디...

아무데서고 잘 먹고, 건강하게 다치지 말고 잘 살아가기를......

화순의 그 아이들도 건강하게 잘 살아가기를....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영영 이것이 마지막이 될지는 내 선택에 달렸다.

아마도 이렇게 포기하게 되겠지만,

나는 이 땅에 내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까.

꼭 이맘 때면 드는 절망적인 생각들이 나를 미치도록 시리게 만든다.

나 혼자 살아갈 수 있을까...

내가 사람을 필요로 하는 건 단지 돈과 의지처라는 계산에서이다.

자유롭고 싶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갖춰야할 것이 너무 많다.

나 혼자로도 충분할까.

하.....

눈물만 나오고 절망적인 생각 뿐이다.

내 품 안에 들어온 내 새끼들까지도 잘 보살필 수 있을지 걱정이고..

아무 걱정없이 간식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나만 쳐다보고 있는 저 무력한 내 아가들.

힘을 내야지.

다시 삶을 뚜벅뚜벅 살아내야지.

 

by 새다은 2016. 8. 2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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